비행기로 이동해도 22시간 걸려
역사상 개최도시서 가장 먼 경기장
서핑 관련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파리 올림픽이지만 ‘파리’에서 열리지 않는 종목도 있다. 남태평양 타히티섬의 테아후푸 해변에서 펼쳐지는 서핑 종목이 그렇다. 파리에서만 1만5706km 떨어진 지역으로 비행기를 타고 꼬박 22시간이 걸리는 곳이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에 따르면 테아후푸를 비롯한 총 5개 지역이 올림픽 서핑 종목 개최에 도전했고, 테아후푸가 최종 선정됐다. 128년 근대 올림픽 역사상 개최 도시와 가장 먼 곳에서 열리는 사례다.
테아후푸는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의 타히티섬에 있는 마을이다.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최상의 조건에서 서핑 종목을 진행하기 위해 테아후푸를 경기장으로 선택했다. 이 곳은 변화무쌍한 파도로 인해 ‘서핑의 본거지’로 불린다. 높이가 3m를 넘는 집채만 한 파도가 밀려와 숙련된 서퍼들도 두려워 한다고 한다.
이번 올림픽 서핑 종목에 한국 선수는 출전하지 않는다. 서장현 단장과 송민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은 올 2월 말 열린 ‘2024 국제서핑협회(ISA) 세계션수권대회’ 숏보드 단체전에 출전했으나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하는데는 실패했다.
당시 한국은 카노아 희재 팔미아노·양진혁·임수현 남자 선수 3명, 이나라·서재희·홍수옥 여자 선수 3명 등 총 6명이 출전했다. 단체전에서 각각 상위 5위, 7위 안에 들어야만 올림픽에 나설 수 있는데 한국은 남자부 37위, 여자부 30위에 머물렀다.
서핑 세계선수권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 [대한한서핑협회] |
하지만 전년도 대회 때보다 성적은 나아졌다. 1년여만에 10위 이상 뛰어오른 전체 순위 34위를 기록해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당시 서장현 단장은 “열악한 국내 환경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순위를 향상시켰다”며 “높은 세계의 벽을 느끼며 더 좋은 육성 시스템의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송민 감독은 "우리 선수들의 기량 발전 속도가 빠르다”고 했다.
이번 서핑 경기는 테아후푸 해변을 무대로 남자 24명, 여자 24명이 경쟁한다. 경기는 일정 시간 여러 명의 서퍼가 파도 위에서 동작·기술을 수행하면, 파도마다 1~10점 사이의 점수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몇 개의 파도를 잡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서퍼가 파도 속으로 사라지는 깊이 등 기술의 숙련도가 중요하다.
서핑은 2020 도쿄올림픽에서 첫 정식 종목이 됐다. 남자부에선 브라질의 이탈로 페레이라 선수가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었다. 여자부에선 미국의 카리사 무어가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 개최지에서 먼 곳에서 경기가 열린 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56년 멜버른 올림픽 때도 승마 종목이 1만5590km 떨어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렸다. 당시 개최국이었던 호주는 승마 종목에 참가하는 말들의 검역을 이유로 말의 반입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했다. 호주는 동물 검역법이 엄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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