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10일 방송된 ‘나는 SOLO(나는 솔로)’ 21기에서는 정숙이 영수-영호-상철의 선택을 받으며 ‘초대박 인기녀’에 등극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솔로녀가 “나 외로워~”라고 데이트를 신청하면 솔로남이 원하는 데이트 상대의 외침에 답하는 방식으로 ‘첫 데이트 선택’을 진행했는데, 영수-영호-상철은 줄줄이 정숙을 선택했다.
모스크바에서 일하며 한국을 오가는 정숙은 영수-영호-상철과 대게 맛집에서 ‘3:1 데이트’를 즐겼다.
그나마 정숙은 데이트 1순위로 상철을 언급해 세 남자 중 상철이 포함돼 있는 것에 만족할 수 있었지만, 영수와 영호는 대게 얻어 먹으러 간 것 이상의 의미는 없었던 것 같다.
정숙은 제발로 찾아온 남자들과 대게를 먹으며 42만원을 계산했다. 큰 돈이다. N분의 1씩 계산하는 게 합리적이다. 또는, 남자들이 "잘 얻어먹겠다"고 하고 먹었으면 좋았을텐데, 계산할 때 했던 인터뷰가 너무 옹졸했다.
영수는 "결제하고 안하고가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만약 '정숙님'으로 마음먹고 싶었다면 제가 결제했겠죠 '너 돈 쓰는 것 싫어. 차라리 내가 결제할께'. 아직은 정숙님에게 어필한 단계는 아닌 것 같고. 다가갈지 말지부터 결정해야 하는 과정이다"고 했다.
만약 다른 사람들도 "결제하고 안하고가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면, 누가 대게값을 낼까? 이런 마음가짐이라면 영수는 왜 스스로 정숙을 선택했나 하는 질문에 다다르게 된다. 그런 마음이라면 대게를 얻어먹은 걸 더욱더 부담스러워해야 한다.
영호도 "제가 뭔가 튀는 행동을 하고싶지 않았다. 충분히 하고싶은 생각은 있었는데, 나보다 형님인 영수와 상철이 모두 (가만) 있는데, 더구나 나보다 모아놓은 재산도 많으실텐데, 막내인 제가 할 수도 있었는데, 원래 튀는 행동은 나서서 하는 편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대게 값을 계산하는 데 이렇게 심오한(?) 생각까지 할 필요가 있었을까?
대게식사 후 카페로 자리를 옮겨 커피를 마시는 것도 정숙이 결제를 했다. 남자 3명은 모두 팔짱을 끼고 수다삼매경에 빠졌다. 영호는 "남자가 세 분이라 커피 사기가 애매하다"고 했다. 남자들은 말을 할수록 이미지가 안좋아졌다.
영수는 정숙과의 1대1 데이트에서도 "내가 걸어야 될 게 많을 것 같다. 내가 준비가 됐을까? 순서에 따른 결정일 뿐이었는데, 제 아무 것도 아닌 결정에 (다른 솔로녀가) 고독정식을 먹는 상황이 좀 그렇더라. 일단 내가 먼저 결정하고 다가가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해 그 와중에 멋있는 남자가 되려고 했다.
정숙은 러시아에 직장이 있는 등 아무 것도 숨기지 않고 말했고, 지역에 구애받지 않는다고까지 얘기했는데도, 영수는 자신의 의심스런 마음가짐을 체크할 정도면 민폐가 될 가능성도 있다. 마음이 넓은 정숙은 "마음 가시는대로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수는 한술 더 떠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제가 (정숙님의) 1순위가 아닐까?”라고 뜻밖의(?)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 3MC를 당황케 했다.
그나마 상철은 정숙의 직진에 “마음이 좋으면서도 ‘왜 나를?’ 하는 생각에 당황스런 마음도 들었다”는 속내를 털어놨고, 영호는 정숙에게 “(이상형은) 아무 의미 없고 느낌이 가장 중요하다. 무슨 감정인지 모르겠는데 뭔가 편하다는 느낌을 받아서 그 부분에 끌렸다”고 고백했다.
정숙이 세 남자와 데이트를 끝내고 돌아오면서 솔로남녀가 공용 거실로 모여들었다. 대게, 회, 커피를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선물하자 누가 샀냐는 말이 나왔고, 정숙은 "저 재산탕진했어요. 한달동안 사리면만 먹어야 돼요. 이제 1년후에 사드릴 수 있어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자기 돈 안 아까운 사람은 없다. 정숙은 이 상황에서 좀 더 대인배답게 행동했을 뿐이다. 그래서 상황을 불편하지 않게, 자연스럽게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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