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그동안 여성 프로골퍼는 운동용 스커트를 입었지만, 남자 프로골퍼는 반바지를 입을 수 없었다. 품격을 중시한다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이런 구태가 군산CC 오픈 부터 사라지게 됐다.
아직도 국내 일부 골프장에선 일반인 주말골퍼에게도 반바지를 허용하지 않지만, 이번 프로골프대회는 이 같은 구태적 문화도 사라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반바지를 입고 군산CC 오픈 연습경기를 하고 있는 KPGA 선수 |
KPGA는 11일부터 14일까지 나흘간 전북 군산 소재 군산CC 토너먼트 코스(파72. 7460야드)에서 펼쳐지는 KPGA 투어 ‘KPGA 군산CC 오픈’에서 경기 중 반바지 착용이 허용된다고 10일 밝혔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10일 “대회 기간동안 습도 높은 무더위가 예상돼 선수들을 위한 배려 차원에서 이번 대회에 한해서만 경기 중에도 반바지를 입을 수 있게 결정했다”고 밝혔다.
KPGA 투어에서 대회 기간 중 반바지 착용을 허가한 것은 역대 최초다.
KPGA 투어 규정에 의하면 6~9월에 개최되는 대회에 한해 대회 프로암과 연습라운드에서 선수들은 반바지를 입을 수 있다. 단, 대회 기간에는 대회 조직위원회에서 논의 후 허용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다만, 선수들의 반바지 착용에 다음과 같은 유의사항을 두었다.
상의는 반드시 바지 안으로 넣어서 입어야 하고 무릎 기준 위, 아래로 10cm 이상 길거나 짧은 바지는 금지다. 트레이닝 복 형태의 반바지도 착용할 수 없다.
현재 DP월드투어는 기상 상황에 따라 본 대회 시 조건부로 출전 선수들의 반바지 착용을 허용하고 있으며 LIV골프와 아시안투어에서는 본 대회 시에도 반바지를 입을 수 있다. PGA투어와 일본투어는 현재 프로암과 연습라운드 시에만 선수들의 반바지 착용을 허용하고 있다.
해당 소식을 접한 ‘KPGA 군산CC 오픈’ 출전 선수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반바지를 입고 그린 위에서 연습에 임하고 있는 KPGA 투어 선수들 |
공식 연습라운드에서 반바지를 입고 플레이한 조민규(36.우리금융그룹)는 이날 “이번 주는 기온이 높고 특히 군산CC는 습도까지 높다”며 “선수들의 편안함을 우선시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KPGA 투어와 아시안투어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문경준(42.NH농협은행)은 “선수들은 더 나은 환경에서 플레이할 수 있다”며 “반바지는 통풍이 잘 되다 보니 편안하고 시원하다. 더운 날씨에서도 쾌적함을 유지하며 경기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현재 제네시스 포인트 1위 장유빈(22.신한금융그룹)은 “정말 좋다. 하지만 사실 이번주에 반바지를 챙기지 않았다”며 “반바지를 입을 수 있다는 소식을 어머니께 말씀드렸더니 어머니께서 대회장으로 반바지를 가지고 오신다고 했다. 대회 기간 내 착용할 예정”이라며 미소지었다. 이어 “아시안투어 ‘홍콩 오픈’과 ‘BNI 인도네시안 마스터스’, 지난해 금메달을 획득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반바지를 착용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2024 시즌 하반기 첫 대회인 ‘KPGA 군산CC 오픈’은 주관방송사인 SBS Golf2를 통해 1~2라운드는 낮 1시부터 저녁 6시까지, 3라운드는 정오부터 오후 5시까지, 최종라운드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생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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